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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예방의 날을 보내며 이 동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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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살예방의 날을 보내며 / 이 동 우
 
<편집자 주> 최근 약사회에서 자살예방사업에 참여한다고 발표하여 의료계가 발칵 뒤집혔다. 게다가 약사회 핵심인사는 자살예방사업을 ‘블루오션’으로 언급하는 등 철저히 약국의 수익적 관점에서 자살을 바라보고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13년간 OECD 자살률 1위이며, 최근에는 10, 20대에서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어 국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과제이다. 이런 심대한 과업에 있어, 근거도 없이 비전문가에게 예방사업을 맡긴다는 발상과 정책에 의료계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에 자살 예방 관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살펴보자.

들어가며

지난 9월 10일은 자살 예방의 날이었다.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서는 그동안 자살예방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개인과 단체 등에 대한 표창이 있었고, 다음날 이어진 자살예방 학술대회에서는 자살 예방 대책과 예방 프로그램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러한 각계각층의 노력에 힘입은 듯, 희망적인 소식도 있었다. 2016년에 자살률 10만 명당 25.6명, 연간 자살자 수가 13,092명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12,463명으로 최근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지난 10여 년간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고, 그것도 OECD 국가 평균 자살률 12.1명의 2.4배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해 왔으며, 노인자살률은 OECD 노인 자살률(18.4명)의 3배 수준을 보이고 있어,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압축적 경제성장의 주역이셨던 노인세대들이 높은 자살 위험 속에 있는 가슴 아픈 상황인 것이다.


현 정부의 자살예방정책에 거는 기대

이러한 가운데 현 정부는 지난해에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100 대 국정 과제에 포함시켜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천명한 바 있고, 새해 벽두에 발표된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을 통해 자살예방 정책의 실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역대 정부가 총론적이고 선언적 의미의 자살예방정책만 반복한 데 반해 이번 정부에서는 ‘국가’가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겠다는 정책 의지를 담은, 진일보한 정책이 수립됨으로써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자살예방 국가행동 계획은 매년 1000명씩 자살 사망자 감소, 2022년까지 연간 자살자 수 1만명 이내로의 축소, 자살률 20명 아래로의 저하를 정책 목표로 하고, 목표 실현을 위해 과학적 근거 기반 전략적 접근, 전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자살고위험군 발굴, 자살위험에 대한 적극적 개입·관리,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및 유가족 지원, 대상별 자살예방, 범정부적 추진체계 구축 등의 추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자살 사고, 자살 계획, 자살 기도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자살 고위험군의 자살 사고와 자살 계획의 감지 및 적극적 개입, 자살 기도자에 대한 적극 관리를 통한 재발 방지 등의 연속적 조치가 필요하다. 이번 국가행동계획은 이러한 조치들을 망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자살동향을 모니터하고 대책을 마련할 국가 자살 동향 감시 체계 구축 계획까지도 포함되어 그 실질적인 효과가 크게 기대된다.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의 성공을 위하여

이처럼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자살률의 획기적인 감소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고언과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체 계획은 행동 지향적이나, 예산 구성은 아직 행동 지향적이지 못하여 시정이 필요하다. 예산 배정이 주로 자살 원인 조사, 고위험군 발굴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에 치중되어 있고 자살 고위험군 및 자살 기도자에 대한 적극 개입을 시행할 인력과 인프라에 배정될 예산이 부족하다.
둘째, 그동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 영역에서 실효성 있게 추진되어 온 자살예방 대책 및 프로그램들이 망라 되어 있으나 이러한 대책과 프로그램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큰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그래야만 앞서 제기한 예산의 사업별 적정 분배의 문제 또한 해결될 수 있다.
셋째, 일부 계획들은 좀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이미 그 효과가 검증된 바 있는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 관리 서비스가 아직 시범 사업에 머물러 있는데, 일본과 같이 의료보험 수가화하고 응급실과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을 갖춘 종합병원의 보편적 사업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사례관리자들의 신분이 안정되어 전문성 또한 확보됨으로써 사업효과 또한 배가될 것이다.
넷째, 대상자별 자살예방에 있어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주요 자살위험요인 가운데 하나인 알코올 중독자에 대한 대책, 그리고 한 번 발생할 때마다 큰 사회적 여파를 불러오는 수사 대상자의 자살 예방대책 등이 대상자별 자살예방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섯째, 시급한 진행을 위한 의욕이 앞선 탓인지 오히려 현장에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계획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행동계획의 일환인 ‘빈곤층 노인자살예방사업’에서 약사들로 하여금 ‘자살위험약물’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환자 모니터링, 환자에 대한 자살위험 고지와 참여 약국에 최대 10회까지 상담료 지급 등의 계획이 발표되었다가 의사협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문제 제기로 계획이 수정된 것이다. 이러한 혼선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
올해 세계 자살예방의 날의 슬로건은 “이웃의 누군가를 위해 일분의 시간을 내자”는 것이었다.
이제 자살 예방의 날은 지나갔지만,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오늘부터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각자의 위치에서 신산한 삶 속에 자살 위험에 노출된 우리의 이웃들을 돌아보고, 돌보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열두 달이 흐르고 내년 9월에도 올해와 같은 자살률 감소 발표를 마주하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1] 자살의 이해와 예방. 한국자살예방협회, 학지사, 2008년 1월
[2]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 보건복지부 2018년 1월 23일

 

 

 

작성일 :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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