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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체계 개편 방향성 윤 석 준
  심평의학의 문제점 및 제도 개선방안 김 재 연
  자살예방의 날을 보내며 이 동 우
  중소병원의 생존 전략 김 재 학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신설 논란,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한 희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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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체계 개편 방향성 / 윤 석 준
 
<편집자 주> 현행 행위별수가제 하에서 청구건별 심사는 급격히 증가하는 심사물량으로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계속 있어왔다. 또 비급여의 급진적인 급여화 정책인 ‘문재인케어’에서 도입하는 예비급여 제도의 진행을 위해서는 기존 심사체계로는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간 정부에서는 기관단위 총량심사제나 경향심사, 가치기반 심사, 모니터링을 통한 유형별 심사 등 다양한 용어를 제시하는 등 심사체계 개편 논의에 다소 혼선이 있었다. 최근에는 의정 실무협의체 합의사항의 일환으로, 심사체계 개편을 위한 심사기준개선협의체가 구성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1. 개편의 배경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가 보장성 강화 계획(이하 문재인케어)을 발표하였다. 보장성강화의 핵심은 기존 비급여를 예비급여제도를 활용하여 급여 범위로 포함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이고자 하였다. 사실 보장성 강화 정책은 문재인정부가 새롭게 내세운 정책은 아니다. 과거 어느 정부가 등장할 때마다 비급여 비중을 줄여 나가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에 따라 필요한 보장성 강화 정책이 등장하곤 했다. 지난 박근혜 정부 때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이 그러했고 많은 사람들이 기억 못하고 있지만 건강보험 보장률 목표도 80%를 제시한 바 있다.1)
현행 국민건강보험법과 관련 시행규칙에 따르면2)3) 행위별 수가제하에서 청구되는 심사는 전건 모두 심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청구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전건 심사를 원칙으로 하는 현행 심사체계 개편은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상식적으로도 2015년 기준으로 1년에 15억 건이 넘는 청구건수를 나타내고 있는 현실에서 전건 심사는 문재인케어 이전에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산심사제도 등을 도입한 바 있으나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그간 지속적으로 심사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으나 구체적인 정책 의제로 등장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내용 자체가 너무나 전문적이기도 하고 시시비비를 논하기에는 외부로 알려진 정보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고 사회적인 의제로 등장하지 않으니 제도의 발전 속도가 다른 건강보험 분야보다 더디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전건 심사체계에서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이슈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심사의 일관성이다. 즉, 심사자 또는 심사를 담당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조직내부인 중앙과 지원간의 동일 심사 내용에 대해서 다른 심사결과를 보인다는 점이다. 둘째, 투명성 이슈이다. 이의 신청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심사 기준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구체적인 답신을 받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셋째, 전문성 이슈이다. 주로 상급종합병원 등의 진료 내용에 따른 청구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회신이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간 심사와 관련한 기준은 급여기준과 심사기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 모든 진료내용을 기준으로 담아내기는 어려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심사 사례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모여 있는 심사의 노하우(knowhow) 등이 존재했던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심사체계에 대해 불신을 불러 왔던 것이다.
전산 심사의 경우도 청구 업체가 전산 심사의 로직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파악하고 그에 따라 청구 패턴을 바꾸면 다시 전산 심사 로직이 바뀌는 등 일종의 숨바꼭질을 계속해 왔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여건은 문재인 정부가 문재인케어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존재해 왔던 상황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식적으로도 보다 많은 전문가가 참여하고 과거에 문제가 없었던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자율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상황일 것이다. 문재인 케어 이후 급여 범위가 넓어지면 심사 영역이 더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이런 배경을 살펴보면 과거의 관행을 넘어서는 개혁 조치는 반드시 필요한 상태이다.


2. 주요국의 심사체계

1) 미국

미국은 잘 알려져 있듯이 전국민 대상 보편적인 공적 건강보험제도를 갖추고 있지 않다. 대신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메디케어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메이케이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보험자인 CMS(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는 미국 사회보장법에 의해 진료비 청구를 심사하는데 MAC(Medicare Administrative Contractor)과 같은 외부 계약자를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표1).4)

일반적으로, 심사 담당 계약자는 프로그램 영역의 의무기록 검토(Medical Review, MR)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공급자는 지급전 및 지급후 심사를 위해 의무기록을 법정 기한 내에 제출해야할 의무가 있으며, 메디케어 행정 계약자(MAC)의 공급자 교육 부서(Provider Outreach and Education, POE)는 공급자들의 부적절한 지급을 예방하기 위해 청구서 제출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공급자는 심사 담당자가 오류를 감지했을 때 적절한 절차에 대한 공지를 받고 있다. 문제를 공지 받은 공급자는 청구에 대해 메디케어 행정 계약자(MAC)가 진료비 지급을 승인하기 전에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지급전 심사를 받아야할 수도 있다. 공급자가 오류를 수정하면, 사전 심사는 종료된다. 심사 담당 계약자는 일반적으로 통계적으로 유효한 샘플을 대상으로 지급 후 심사를 수행한다. 샘플링 방법은 공급자로부터 모든 청구 사례를 요청하지 않고서도 과소지급 혹은 과도지급을 추정할 수 있어야 하며 결과적으로 전수 조사를 거치치 않아 메디케어의 행정적 부담을 줄여주고 메디케어와 제공자 모두의 비용 부담을 줄여 주고 있다.
미국의 공보험(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심사체계를 요약하면 심사와 관련된 행정책임은 보험자인 CMS가 역할을 하되 구체적인 심사 관련 행정은 광범위하게 외부에 위탁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보편적 심사 요건인 청구 오류와 부당 청구뿐만 아니라 적정한 심사가 이루어지는 기준은 상당부분 질적 적정성과 연계된 지표를 통해 모니터링되고 있다. 이를 위해 연방정부가 심사 관련 기준을 의료질관리센터(National Center for Quality Assurance, 이하 NCQA) 등의 비영리기구에 의뢰해 개발하고 있다. 메디케이드의 경우도 미국 오레건 주의 사례를 보면 적정 심사기준은 약 20개 미만의 질적 적정성이 담보된 지표에 의해 모니터링 되고 있다. 이 기준에서 비용 청구가 많으면서도 낮은 질로 인해 문제가 발견된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의무기록 조사 등의 정밀 조사를 하는 구조이다.


2) 일본

일본은 1961년부터 전 국민 의료보장을 시행하고 있으며, 건강보험료와 일부 정부지원을 통한 사회보험 방식의 다수 보험자 분립 형태의 의료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령자 의료제도를 제외하면, 일본의 의료보험제도는 직역보험인 「피용자 보험」과 지역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이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진료비 청구 및 심사체계와 관련 과정은 다음과 같다(그림1, 표2).5)

일본은 미국에 비해 심사기준 측면에서는 정교함이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심사의 전산청구환경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보다도 낙후되어 있다. 하지만 일본 특유의 문화적 배경 등으로 인해 행위별 수가제를 기본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이의 신청 등의 행정적 혼란이 적어 보인다. 이는 아마도 전문가 집단에서 작용하는 동료 압력(peer pressure) 등의 영향이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의도적으로 잘못된 청구를 하는 경우 동료들로부터 자율적인 제제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일본의사회는 스스로가 일본 사회에서 도덕적 권위와 정치적 영향력을 상당부분 갖추고 있는 점도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3) 대만

대만은 정부 주도의 단일 보험자 체계로 사회보험방식의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995년부터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가 시행되었으며, 총액예산제 하에서 단일 수가표에 의한 행위별수가제를 기본으로 다양한 지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만의 진료비 심사는 사전심사, 현지심사, 전산심사, 프로파일분석, 전문심사(의사 심사)로 구분되며 총액지불제도 하에서 전문심사를 의학회에 위탁함으로써 동료심사를 시행하고 있다(그림2).6)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보다도 뒤늦게 전국민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한 중앙정부의 강력한 행정력 등에 힘입어 국가 주도의 건강보험 행정체계를 갖추고 있다. 다만 전문 심사와 관련해서는 청구자료 표본 추출을 통한 심사 영역에서 의사집단을 비롯해 광범위한 동료 심사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3. 개편 방향성

이상과 같은 배경과 외국 사례에서 보듯이 진료비 심사의 문제는 상당한 전문성을 수반할 수밖에 없어 필연적으로 청구자인 요양기관과 관련 의료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렵게 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행위별 수가제를 보수지불제도로 활용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청구 건수의 증가에 따라 효율적인 운영을 가져와야만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개편 방향의 핵심은 “자율과 책임”으로 요약될 수 있다. 요약하면 전수 조사 대신 요양기관 단위 모니터링 지표를 적용하여 이상이 있는 경우에 의무기록 등을 포함한 집중 심사를 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인정받은 경우 기본적인 심사 유예를 인정하고 종합병원 및 병의원에 대해서는 그린카드 제도를 도입해 일정 기간 오류가 없는 경우 심사를 유예하는 것이 “자율”에 해당된다. 하지만 모니터링 지표상 의료비 청구 금액이 과다하고 진료의 질적 적정성도 담보되지 않을 경우 해당 요양기관을 중심으로 집중 심사를 하는 방식이 “책임”에 해당할 수 있다. 자율적인 영역을 넓혀 나가되 문제가 있는 부분은 현재와 같은 건별 접근이 아닌 환자 중심, 기관 단위의 집중 심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심사 인력의 전문성 확보이다. 진료비를 심사하는 전문가의 풀이 넓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심평원 상근심사위원제도를 투명성을 바탕으로 그 참여 범위를 넓혀 가되 궁극적으로는 대만 등과 같이 관련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한 동료심사체제로 가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또한 급여기준과 심사기준을 최대한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관리하며 이의 신청이 집중되면 적절하게 반응하는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 인터넷 생중계 등을 통해 일정 주기로 최대한 공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진료비청구명세서 개편 또한 필요한 인프라에 해당한다. 동료심사체계 강화, 급여 및 심사기준 조정 공개 운영, 진료비청구명세서 개편과 같은 인프라 변화와 더불어 자율과 책임의 노력이 보태진다면 대한민국 건강보험과 관련한 심사체계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다.

 
1)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모든 의학적 비급여 미용·성형 등 제외, 건강보험이 보장한다.’ 2017.8.9.
2)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
3) 보건복지부고시 제2014-78호. 요양급여비용 심사·지급업무 처리기준.
4) 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Medicare claim review programs (ICN 006973, Sep. 2016)
5) ITO, M. (2004). Health insurance systems in Japan: a neurosurgeon's view. Neurologia medico-chirurgica, 44(12), 617-628.
6) Wu, T. Y., Majeed, A., & Kuo, K. N. (2010). An overview of the healthcare system in Taiwan. London journal of primary care, 3(2), 115-119.
 
참고문헌
[1]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모든 의학적 비급여 미용ㆍ성형 등 제외, 건강보험이 보장한다.’ (2017.8.9.)
[2]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
[3] 보건복지부고시 제2014-78호. 요양급여비용 심사ㆍ지급업무 처리기준.
[4] 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Medicare claim review programs (ICN 006973, Sep. 2016)
[5] ITO, M. (2004). Health insurance systems in Japan: a neurosurgeon's view. Neurologia medico-chirurgica, 44(12), 617-628.
[6] Wu, T. Y., Majeed, A., & Kuo, K. N. (2010). An overview of the healthcare system in Taiwan. London journal of primary care, 3(2), 115-119.

 

 

 

작성일 :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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