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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일차의료 중심 만성질환관리 방안 조 비 룡
  정부의 통합형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대한 제언 김 종 웅
  해외에서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과 시사점 조 정 진

제목
정부의 통합형 만성질환 관리 사업에 대한 제언 / 김 종 웅
 
<편집자 주> 지난 8월 2일 건정심에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계획’이 통과되었다. 동네의원에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대한 포괄적인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올 하반기부터 추진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이미 기존에 운영 중인 4개의 만성질환 관련 시범사업(① 고혈압ㆍ당뇨병 등록관리사업, ②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③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④ 만성질환수가 시범사업)을 통합하여 장점만 살린 사업모델이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의료계에선 만성질환관리의 주체인 의사가 사업 초기단계에서 배제되는 등 일차의료기관이 들러리만 서는 게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강한 상황이다. 만성질환관리와 예방에 대한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이 보이지 않는 상황도 불신을 키우고 있다. 또 환자관리와 생활습관 교육상담을 담당하게 될 케어코디네이터에 대한 지원과 역할이 불명확하다는 점 등 일차의료 현장에서도 여러 부분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이번 심층진단 코너를 통해 정부의 사업추진 모델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고,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사항과 우리보다 앞서 만성질환에 대처한 선진국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국민연금 기금 고갈 우려가 회자되고 세대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가파른 고령화와 당뇨병ㆍ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걱정은 다만 기우이기를 바란다. 사업 주체가 다른 기존의 4가지 만성질환 관리제가 완벽한 효과를 얻지 못하자 새로운 통합형 만성질환 관리사업(이하 신사업)이 대두되었다. 추진단이 발표한 모델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신사업 계획 수립 과정에 의협, 특히 기존 사업에 참여하였던 의사들이 배제되었다.

신사업이 나온다는 것은 기존 사업이 불완전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주도한 고혈압ㆍ당뇨병 등록관리 사업,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하 공단)이 주도한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는 의사협회(이하 의협)의 반대와 환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의사에게는 질환, 영양, 운동 등 설명에 대한 수가가 없었기에 지지부진하였다. 지역사회일차의료시범사업은 초기부터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였고 원격 진료 논란이 있었던 만성질환수가 시범사업은 공단 홈페이지에 참여자 신청이 저조하였으나 의협이 협조하여 회원 신청이 마무리되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의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4개 지역) 1차 평가연구를 보면 의사와 환자의 만족도가 높았다. 놀랍게도 의사들은 수가보다는 지역의사회가 주도한 점과 교육 컨텐츠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시범사업지역(16개 지역으로 확대) 대다수 의사들과 필자 역시 만족스럽다.
지역사회일차의료시범사업과 만성질환수가 시범사업의 장점을 통합한 신사업은 개발 단계부터 의협 특히 기존 사업에 참여하였던 의사들이 배제된 점이 아쉽다. 비록 의협 집행부에서 문케어를 반대하였더라도 만성질환 관리는 별개의 사안이기에 대화를 통해 real field의 의견을 수렴한 모델이 되었다면 의협과 시도의사회장단의 반대를 피할 수 있었고 좀 더 알찬 모델이 기획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신사업은 보건복지부외 5개 단체가 뜻을 모았고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추진단 사무국이 설치되고 추진위원회에서 사업안을 마련하고 사업의 운영에 대한 평가를 담당한다. 추진단에는 의사는 전무하고 추진위원회에 참여하는 의사들 중 일부는 대다수 의사들의 의견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다. 주축이 되는 두 단체에 사업의 핵심이 되는 real field 의사들이 배제된 것이다. 사업 프로토콜과 웹프로그램이 복잡하다면 참여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 기존 프로토콜,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 이들을 참여시켜 도움을 얻길 바란다.
지금이라도 추진단과 추진위원회에 real field 의사들이 많이 참여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여 더 이상 국민과 환자를 대상으로 실패하는 사업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


케어코디네이터 고용은 필수인가?

정부안대로라면 간호사, 영양사, 운동치료사가 케어코디네이터로 신사업에 참여하는 의원에 근무하면서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의사가 질병 교육 외에 환자에게 영양, 운동 교육을 시키기에는 역량, 시간적 제한이 있다는 점은 수긍하지만 케어코디네이터 고용 수급과 급여, 기존 직원들과의 융화가 문제이다. 시행 초기 2-3년은 정부에서 급여를 지원해 주지만 이후에는 지원에 대한 언급이 없다. 정부의 지원 없이는 의원에서 케어코디네이터 월급을 줄 수가 없고 근로ㆍ고용노동법 등에 따라 월급을 줄이거나 근무 기간을 줄일 수도 없을 것이다. 환자가 많지 않은 의원이라면 시간적으로 의사가 질병 외 영양, 운동 교육도 충분히 가능하여 케어코디네이터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케어코디네이터 자격 제한도 없애야 한다. 전체 간호 인력의 85%를 차지하고 의원에 많은 간호조무사가 직무교육을 받고 전문성을 갖춘다면 그동안 보아왔던 환자와의 친밀도를 장점으로 케어코디네이터 역할 수행이 가능할 것이다. 간호조무사에게 기존 급여 외 수당을 추가한다면 재원 걱정도 줄어든다.
care와 cure의 역할도 분명해야 한다. 의사와 케어코디네이터의 역할이 분명해야 하고 의사가 직접 시행하는 영양, 운동 교육 수가와 케어코디네이터의 수가가 같을 수 없다. 센터가 케어코디네이터들을 고용하여 필요한 의원에 파견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라지만 의원들의 요구가 언제 있을지 모르고 사업 특성상 1대1 교육이라 환자와 약속된 날짜에 환자와 케어코디네이터가 만날 확률이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케어코디네이터 자격 범위를 넓히고 필요 선택은 의사에게 맡겨주길 당부한다. 이 기회에 간호조무사의 명칭을 외국처럼 의사조무사로 바꾸는 시도도 필요하다.


일차의료지원센터(건강동행센터, 이하 센터)는 의사회가 운영해야 한다.

지난 3년간의 지역사회일차의료시범사업 결과로 보면 동행센터의 역할은 적었다. 동행센터 운영비용은 건보재정과는 관계없이 복지부 예산 50%, 지자체예산 50%(광역 25%, 기초 25%)로 운영되었는데 지자체들이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던 것이 큰 문제였다. 거리, 시간적인 제약도 이용이 낮은데 일조했다. 현재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16곳 중에서 건강보험 공단이 7곳의 센터를 설립하였다. 공단이 1기 시범사업과 비슷한 동행센터 명칭을 차용하였지만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건강보험공단 지사는 고혈압ㆍ당뇨 자체 사업을 하면서 혈압기, 혈당측정기도 빌려주고 간이 혈액 검사도 하여 의원들의 원성을 사왔는데 센터까지 설립해서 만성질환자를 두고 의원과 경쟁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신사업이 시작되는 지역의 공단지사는 그동안 해왔던 고혈압ㆍ당뇨 자체 사업을 접고 지역 의사회와 공동으로 센터를 운영하여 센터가 의사들의 신뢰를 얻게 되길 바란다. 공단은 더 이상의 센터 설립을 중지하고 지역 의사회가 센터를 설립하도록 맡겨야 한다. 정부는 일차의료 특별법을 만들어 지자체 매칭 펀드 없이 정부 예산에서 지역의사회에 돈을 주고 의사회가 직접 동행센터를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의료보험재정 외 국비와 지자체 예산이 재원에 포함되어야 한다.

기존의 4가지 사업은 사업 주체가 다른 만큼 다양한 재원조달이 가능했다. 신사업은 건강보험재정으로 운영된다. 상당수 의사들은 사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신사업으로 인해 보험재정이 줄어들고 사업에 참여하는 일부 의사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반대한다. 특히 문케어에 막대한 재정이 소요될 것이기에 보험재정이 줄어들면 향후 수가 인상이 안 되거나 심지어 수가가 인하되고 행위량에 제한이 올 것을 걱정한다. 국비, 지자체 예산 또는 건강세 신설 등을 통한 새로운 재정이 충당되어야 하고 세부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또한 고혈압ㆍ당뇨병 외 천식, 만성폐질환, 관절염, 요통 등 만성질환의 영역을 확대하여 신사업에 동참하지 않는 의원들의 소외감도 줄여주고 꺼져가는 의원을 살려야 한다. 지난 4년간의 사업에서 일부 의사들이 우려하는 환자 쏠림, 역차별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약사, 한의사의 신사업 참여는 해외와 국내의 연구 자료가 없기에 거론의 가치가 없다.


환자들의 신사업 참여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신사업을 하면서 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내게 하면 참여율이 감소한다. 외국에서도 되도록 환자 부담금을 줄여야 사업 성공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본인부담금은 없거나 5% 정도로 최소화 시켜야 참여율이 높아진다. NECA의 1차 평가연구에서도 의사들은 환자 참여율 확대를 위한 환자인센티브 제공을 요청하고 있다. 1-2년마다 시행하는 지역, 직장 1차 국가건강검진을 고혈압ㆍ당뇨병 환자 검사로 대체할 것을 제안한다. 환자가 필요한 검사를 매년 1-2회 무상으로 제공한다면 1차 국가건강검진과의 중복을 피하고 검진과 사업이 연동되어 참여율은 높아지고 적절한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업 목적이 경증 질환이 중증으로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므로 본인부담금 경감액은 훗날 보험재정에서 크게 절감된 액수로 돌아올 것이 명약관화하다. 신사업에서는 페널티를 고려하고 있다는데 사업이 원활히 수행되지 않는 의원은 의사와 환자 어느 쪽에 문제가 있는지 문제점을 파악하여 페널티 대신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의사의 질 향상과 환자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사업에 참여하는 의사의 질 향상과 환자 설명에 도움이 되는 프로토콜 개발에 고혈압학회, 당뇨병학회가 참여하고 있는데 교수들의 눈높이가 개원가, 환자와 다르다는 점이 아쉽다. 같은 설명이라도 아와 어가 다르고 글자, 그림의 크기, 배열, 설명의 순서 등 기존 사업에 참여하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는 real field 개원가와 논의하여 환자 눈높이에 맞는 교육프로토콜을 개발하여야 한다. 웹프로그램의 단순화 역시 사용해본 사람이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경험과 실력이 부족한 의사들을 위한 on/off-line 교육을 개발하여 당뇨병ㆍ고혈압 교육 기회를 넓혀주어야 한다.


계획 수립, 교육 상담료, 비대면 환자관리료의 상대가치는 별도 책정되어야 한다.

플랜, 교육 상담료는 기존 사업과 비슷하게 책정하고 비대면 수가, 환자관리료가 신설된다. 현 상대가치 체계 하에서는 세 가지 상대가치 점수가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만성질환관리 수가 상대가치 점수는 별도로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비대면 환자관리료에 대한 구체적 명기가 없기에 이에 대한 세부 계획이 공개되어야 한다. 필자는 문자 보내고 전화로 환자와 상담하는 사업에 참여하면서 전화로 통화하는데 애를 먹었다. 우선 환자들의 근무시간이 의원과 다를 수 있다. 낮에 자고 밤에 일하는 분, 수시로 회의를 하는 분, 위험이 높은 근무라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는 분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경우가 있어 생각보다 통화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상당수의 환자는 전화를 하는 것에 거부감을 표했다.


커뮤니티케어란 정확히 무엇인가?

통합 사업이 발표되면서 실체가 불분명한 커뮤니티케어가 등장했다. 상당수의 의사들은 보건소와 보건지소, 건강보험공단 센터가 의원과 경쟁하고 질환 관리의 주체가 될 것을 우려한다. 정부는 보건소 질 평가 기준을 고쳐서 보건소가 진료는 지양하고 예방, 보건 사업에 전념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공단에 요구한 바와 같이 보건소와 지소는 기존의 사업들은 축소 통폐합 하고 의원에 오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 관리를 의원과 협조하여 수행해야 한다. 필자는 관내에서 의사, 약사, 시민단체, 구청과 더불어 지역사회복지대표협의체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가용한 시설과 인적 자원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지역 주민의 건강, 보건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케어커뮤니티가 위와 같은 거버넌스가 목적이라면 실체를 공개하여 의사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한다.


맺음말

대부분의 의사들은 그동안 진료 중에 환자의 생활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해왔고 시간과 노력에는 응당한 보상이 있어야만 한다. NECA의 1차 평가연구를 보면 의사들은 수가보다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더 만족했다. 당뇨병ㆍ고혈압 환자의 교육으로 생활습관이 개선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건강보험 재정이 절약된다면 일거삼득 이상의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는 해외의 다수 연구 결과에서 입증되었다.
신사업은 시범 사업 지역이 점차 확대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이 막연히 건강보험 재정 축소로 피해를 입을 것이라 우려하는 것은 기우이며 정부가 확신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당뇨병ㆍ고혈압은 일차 의료, 의원에서 충분히 잘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며 합병증의 우려가 있거나 생겼을 때는 적절한 치료를 위해 상급 종합병원으로 의뢰하고 이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의원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하다.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일차의료의 붕괴를 막으려면 의료전달체계를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신사업이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

 

 

 

 

작성일 :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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