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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일차의료 중심 만성질환관리 방안 조 비 룡
  정부의 통합형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대한 제언 김 종 웅
  해외에서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과 시사점 조 정 진

제목
우리나라 일차의료 중심 만성질환관리 방안 / 조 비 룡
 
<편집자 주> 지난 8월 2일 건정심에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계획’이 통과되었다. 동네의원에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대한 포괄적인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올 하반기부터 추진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이미 기존에 운영 중인 4개의 만성질환 관련 시범사업(① 고혈압ㆍ당뇨병 등록관리사업, ②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③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④ 만성질환수가 시범사업)을 통합하여 장점만 살린 사업모델이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의료계에선 만성질환관리의 주체인 의사가 사업 초기단계에서 배제되는 등 일차의료기관이 들러리만 서는 게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강한 상황이다. 만성질환관리와 예방에 대한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이 보이지 않는 상황도 불신을 키우고 있다. 또 환자관리와 생활습관 교육상담을 담당하게 될 케어코디네이터에 대한 지원과 역할이 불명확하다는 점 등 일차의료 현장에서도 여러 부분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이번 심층진단 코너를 통해 정부의 사업추진 모델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고,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사항과 우리보다 앞서 만성질환에 대처한 선진국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만성질환(Noncommunicable Diseases, NCD)은 환경, 행동요인, 정신적 요인 등의 복합적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매년 전 세계 사망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WHO, 2017) 우리나라도 만성질환 증가의 예외는 아니어서 이로 인한 사망이 전체 사망의 81%를 차지하고 있으며,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의 20%를 차지하고 있다.(질병관리본부, 2015) 2014년 기준으로 국내 진료비 중 35%에 해당하는 18조 9천억 원이 만성질환 진료비로 소요되고 있으며, 65세 이상 연령의 환자수와 진료비가 최근 5년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만성질환의 증가에 대한 최근 가장 많이 제시되는 해결책은 ‘만성질환관리모델(Chronic Care Model, CCM)’을 중심으로 한 일차의료의 강화이다. 일차의료의 강화는 각 국가의 제도에 맞게끔 제각기 다른 모습들로 나타나고 있지만, 주요개념의 추구는 일치하는 경향들을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보건복지부 내에 ‘만성질환관리 추진단’이 발족되어 우리나라의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거와 발전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우리나라 만성질환관리에서 일차의료의 현황과 문제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의료 서비스 지출 대비 기대 수명이 높은 국가로, 전반적인 의료의 수준은 비용 대비 높게 평가된다.(OECD, 2017) 특히, 65세 이상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 자궁경부암, 유방암 선별검사 수검률 등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으로 보고되고 있다. 반면에 일차의료의 만성질환관리 역량을 나타내는 당뇨병,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예방 가능한 질병의 입원율은 매우 높아 좋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의 일차의료가 급성질환과 감염질환을 조절하기에는 매우 효율적이었지만, 만성질환 관리 부분에서는 취약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나라 일차의료가 만성질환관리를 잘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여러 요인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만성질환 관리에 꼭 필요한 ‘자가관리 역량강화’, ‘지역사회 자원 활용’ 등에 대한 지원이나 대책이 거의 없어 이의 이용이나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크다. 만성질환 관리에 꼭 필요한 이러한 역할에 대한 지원은 없고, 검사와 시술 등 몇몇 행위에 대한 보상체계만 있다면 만성질환을 제대로 하고자 하는 일차의료 기관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경향의 결과는 ‘박리다매’의 패턴으로 나타나 만성질환 관리율은 최하위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1인당 진료 횟수와 의사 1인당 진료 횟수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OECD, 2017) 이러한 모습들은 과거 여러 선진국들 역시 비슷하게 겪었던 모습으로 이들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일차의료의 새로운 관리모델을 제시하고 도입하기 시작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만성질환관리모델(Chronic Care Model; CCM)이다.


2. 만성질환관리모델(Chronic Care Model; CCM)의 적용

CCM은 효과적으로 만성질환을 관리하기 위하여 1998년 미국 MacColl Institute for Healthcare Innovation에서 개발한 모형으로, 보건의료체계와 지역사회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의료 체계를 재건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Wagner의 팀에서는 그 중 효과적이라고 평가되었던 프로그램들을 크게 6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분류하였고, 각 영역이 환자, 의료제공자, 그리고 그들의 상호작용에 어떻게 영향을 미쳐서 더 좋은 임상적 결과를 내는지에 대하여 규정하였다. 이는 설명을 위한 이론이 아닌 이용 가능한 최고 근거들의 합으로 정의되었으며 새로운 근거가 창출될 때 그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유연하게 의도되었다(Wagner 등, 2001a,b; Strickland 등, 2010).

대부분의 만성질환 관리 모델들은 각 국가 보건의료체계 내의 핵심적이고 상호 연관된 <표 1>에 나타난 6가지 요소들을 최적화하고 향상시킴으로써 보건의료체계와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더 잘 알고 능동적인 환자’와 ‘준비되고 주도적인 의료진’을 만들어 이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생산적 상호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치료결과를 개선하고자 한다(Coleman 등, 2009).

많은 국가들에서 만성질환관리를 위해 다양한 다른 전략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러한 CCM에 기초하고 있어 방향성은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룹진료를 장려하고, 일차의료기관 내에서도 의사를 중심으로 팀 기반 환자 관리를 지향하는 것은 만성질환자들에 대해 포괄적인 관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보건의료기관의 조직화를 위한 것이다. 환자 교육과 상담을 다양한 방법으로 수가 보상을 하는 것은 자가관리 지원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취지이고, Care coordinator, Practice facilitator 등의 새로운 직역을 만들어 정부나 보험자가 질 관리를 하고 인건비 지원을 하는 것은 지역사회와의 연계, 자가관리 지원, 일차의료기관의 지속적인 질 향상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3. 우리나라의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방안

우리나라도 급성질환 및 감염병 대응에 효율적인 일차의료 제도와 환경을 만성질환관리에도 적합하도록 고도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2007년의 고혈압, 당뇨병 등록관리 사업을 시작으로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만성질환 관리 수가 시범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만성질환관리 모델에서 강조하는 환자들의 동기 부여와 자가 건강관리를 향상시키고, 일차의료기관의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사전, 사후 관리 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적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김희선 등, 2015). 우리도 이제는 이러한 시범사업들의 장, 단점과 경험을 통합하여 [그림 2]와 같이 우리나라에 적합한 만성질환 관리 전략을 구축하고 있는데, 아래의 요소들을 주요한 축으로 삼고 있다.


가. 근거중심이며 실행 가능한 케어플랜

만성질환관리사업으로 진행되는 질환들의 특징은 근거 중심의 가이드라인이 잘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차의료기관에서 각 환자에 맞게 근거 중심의 관리를 진행하여 나가면 합병증이나 입원, 사망들을 의미 있게 줄인다는 것이 이미 밝혀져 있는 질병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차의료 기관에서 근거중심으로 케어플랜을 쉽게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환자들과 상의하여 실행 가능한 맞춤형 계획으로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이러한 케어플랜은 의료진과 환자들의 목표와 눈높이를 맞추어 근거에 기반하면서도 실행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나. 의사 지원인력 확장

새로운 통합모델에서는 ‘케어 코디네이터’라는 직군을 제시하고 있다. 만성질환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서비스가 질 높게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를 의사가 모두 제공하려면 비용이 너무 높아지거나 일차의료가 생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선진 외국에서는 의료팀을 확장하고 있는데(WHO, 2017), 우리는 ‘케어 코디네이터’라는 지원인력으로 이런 역할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들의 역할은 만성질환관리 서비스에 필요하지만 의사가 꼭 하지 않아도 되는 것뿐 아니라, 의사들이 하기 어려운 전문 영역들이 포함된다. 동기 강화, 영양 평가 및 상담, 지역자원 소개 및 연계 등은 확장되고 있는 이러한 영역의 대표사례 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지원인력들의 초기 서비스는 방문시의 교육서비스를 위주로 시작하겠지만, 일차의료의 상황에 맞추어 이들의 역할을 방문 전후 서비스로 확장시켜 나가야 하고, 협력하는 전문 직종과 수 또한 늘어나야 할 것이다.


다. 자가관리 교육의 고도화

만성질환관리를 잘 하려면 환자 스스로 질병관리에 대해 잘 알고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자가관리 능력이 필요한 건강취약계층에서 동기와 실행이 더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자가관리의 능력을 효과적이면서도 개인에 맞게끔 제공하려면 자가관리 교육이 고도화되어야 한다. 동기부여, 행동경제 등을 포함한 심리, 행동 의학적 방법이 같이 제공되어야 하며, 필요한 기자재를 통한 실습이 같이 제공되어야 한다. 자가관리나 지역사회 환경의 문제로 만성질환이 잘 조절 되지 않는 경우는 이러한 서비스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다시 제공되어야 한다.


라. 일차의료 구조 및 환경개선

앞에서 제시한 서비스들이 제대로 제공되려면 일차의료인과 기관들의 이러한 역량이 필수적인데, 우리나라의 일차의료는 충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역량강화는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일차의료인이나 기관들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구조와 환경이 같이 제공되어야 하는데, 초기에는 일차의료기관들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이드 하는 정책이 유용하다. 미국이 가치기반의 수가시스템과 근거 중심의 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전산시스템을 ‘Meaningful use’라는 이름으로 지원하고, 캐나다가 그룹진료와 Care coordinator와 같은 의료지원팀에 대한 비용적 지원을 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만성질환 관리를 위하여 지역사회 기반의 여러 서비스를 연계한 포괄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에서 운영하였던 지역운영위원회, 일차의료지원단, 일차의료지원센터 등의 지역사회 거버넌스 구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일차의료의사가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진료실 밖에서 일어나는 지역사회의 보건의료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반 활동에 대해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보상이 필요하다.
일차의료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만성질환을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거나, 빨리 제대로 관리하여 합병증이나 입원치료 등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만성질환 환자들은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을 갖고 있으며, 완치보다는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포괄적이고 전인적이며 지속적인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의료기관을 방문했을 때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때의 건강생활 또한 관리되어야 한다. 일차의료기관이 이러한 역할을 효율적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일차의료 강화사업은 다양한 모습을 나타나고 있지만, 대부분이 ‘만성질환관리모델’에 주요인자들을 각 국가의 제도와 문화에 맞게끔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때까지 실시했던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들의 경험을 살려 좀 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이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일차의료인들의 노력이 중요하겠지만, 이러한 변화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지원책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병을 예방하는 이러한 정책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인 인식과 자세의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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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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