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포럼
 
 
 
상대가치점수의 위험도 상대가치 강화 / 김 명 성
 
<편집자 주> 위험도는 의료사고와 관련된 분쟁해결비용을 수가에 반영한 것으로 의료정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현재 분만 사고는 태아 1천 명 당 3건, 평균 배상액은 1억 원에 이르는 반면, 건강보험에서는 분만 1건당 위험도 반영이 2만 6천 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즉, 분만 1건당 의료사고 대비 위험도는 30만원이어야 하나, 현실은 1/10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2007년 건정심 의결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른 만큼 위험도 상대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의료소비자의 의식수준과 의료분쟁조정법 강화 등으로 사회적・제도적 환경 변화로 의료소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실은 의료사고 배상보험료와 합의금 등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파악조차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을 환기시켜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크다.

들어가며

최근 분만 중 태아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서 해당 의사에게 금고형이 선고되었다. 이 사건에 산부인과 뿐 아니라 의료계 전체가 분노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으로 턱없이 낮은 분만수가와 더불어 매우 미미한 위험도 상대가치점수에 대해서도 주의가 환기되고 있다.
아울러 2016. 11. 30.부터 시행에 들어간 조정절차 자동개시 조항 등이 포함된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소위 신해철법)으로 의료분쟁 조정원의 조정신청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사고와 관련된 분쟁해결비용을 진료수가에 반영한 위험도 상대가치 점수가 도입당시에도 현실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지적이 있어 관련내용과 개선책을 알아보고자 한다.


상대가치점수

의료행위 간 가치를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화폐단위가 아닌 ‘점수’로 표현한 것이며, 의료행위 건강보험수가는 상대가치점수에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인 점수 당 단가(환산지수)를 곱한 비용이다.


1. 상대가치(Resource-Based Relative Value Scale, RBRVS)개요

  • - 상대가치란 자원소모량을 기준으로 요양급여 의료행위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비교한 점수
  • - 건강보험수가 = 상대가치점수 × 환산지수(점수당 단가로 수가계약시 계약대상)*
  • * 2017년 환산지수(원): 의원(79.0), 병원(72.3)

상대가치점수의 정의는 요양급여에 소요되는 시간・노력 등 업무량, 인력・시설・장비 등 자원의 양과 요양급여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산정한 요양급여의 가치를 각 항목 간에 상대적 점수로 나타낸 것이다.(국민건강보험법시행령 제21조)
상대가치점수는 의사업무량 상대가치점수, 진료비용 상대가치점수, 위험도 상대가치점수로 구성된다.


2. 상대가치점수 도입 및 개정 경과

(1) 2001년 1월 1일 처음 도입된 상대가치점수: '96년~'99년까지 「연세대학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에서 「의료보험 수가구조 개편을 위한 자원기준 상대가치 개발 연구용역」 을 수행하였으며 '98년 11월~'99년 10월까지 의료보험 수가 항목 분류별 상대가치점수를 산출하여, '01년 1월 1일 상대가치 점수가 도입되었다.

(2) 1차 개편 - 2006년 상대가치 개정연구: '03년 8월~'06년 12월까지 ‘의사비용과 진료비용의 분리, 치료재료 비용 분리 및 진료 위험도 반영’ 등 3가지 상대가치체계 개선방향을 설정하고 수행하였으며 '08년~'12년까지 5년간 (매년 20%씩 반영) 신 상대가치점수 100%를 도입하였다. 예정된 2차 개편이 늦어져 2017년 6월까지 사용하였다.

(3) 2차 상대가치 개편: 진료과목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위해 행위 유형별 총점 고정 하에 '10년~'15년까지 무려 6년간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2017년 7월부터 도입하여 '17년~'20년까지 4년간 (매년 25%씩 반영)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위험도상대가치점수

2001년 처음 시행된 상대가치점수('97년 개발)에서 빠진 부분으로 2006년 완성된 1차 개편 시 연구용역을 통하여 진료과목별로 의료사고 관련 비용을 조사하고, 의사 1인당 의료사고 해결비용을 이용하여 진료과목별 위험도를 산출하였다.


1. 위험도 상대가치 개발 개요

  • - 의료사고 빈도나 관련 비용 조사를 기초로 진료과별 위험도를 추정함.
  • - 행위별로 진료과목별 위험도를 빈도 가중 평균하여 행위별 위험도를 결정함.
  • -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배정 가능한 위험도 상대가치 총점을 정함.
  • - 위험도 상대가치 총점을 위험도에 따라 행위별로 배분하여 최종적인 ‘행위별 위험도 상대가치’를 결정함.


2. 위험도 상대가치 개발 과정

  • - 2004. 4. 27 :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연구소에 연구용역을 의뢰
  • - 2005. 3. 15 : 최종 결과 보고
  • - 2005. 5. 18 : 위험도 상대가치에 대한 공청회 개최
  • - 2005. 6-10 : 연구 결과 보완 및 행위별 위험도 상대가치 계산
  • (위험도 상대가치 개발 개요와 과정내용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2006년 12월 발행한 ‘상대가치점수 개정연구 보고서’에서 발췌)


3. 위험도 상대가치 반영의 예

  • - 정상분만 행위에 위험도 관련 비용(수가)은 의원 333.54점(위험도점수)×79원(2016년 환산지수) = 26,349원, 병원은 24,114원임. 또한 치핵 수술의 경우 위험도 관련 비용은 의원기준 47.14점×79원 = 3,724원임.
  • - 백내장 수술의 경우도 위험도 상대가치점수 82.34점(S5117: 22.87점 + S5119: 59.47점)으로 6,505원에 불과하며 다른 수술의 위험도 비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음.


의료소송 배상금액-산부인과 등 5개 전문과

  • - 의료정책연구소(2014)1)에서 2005-2010년 선고된 판결문 총 692건 중 심장내과 112건, 산부인과(산과) 142건, 신경외과 130건, 외과110건, 정형외과 198건을 분석하여 각 과별 의료소송 금액을 비교하였다. 이에 따르면 산부인과의 평균 의료소송금액(인용금액 기준)이 가장 높게 나타남.
  • - 분석한 5개 전문과의 건당 평균의료소송 금액(인용금액 기준)은 정형외과 5천 780만원으로 가장 적고 산부인과 태아-신생아의 경우 9천 35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략 평균 소송금액은 5천만 원~1억 원 정도임을 알 수 있음.


시급한 위험도 상대가치점수 강화

위에서 위험도 상대가치비용의 예는 2017년 환산지수 (의원: 79)를 적용하였으며, 의료정책 연구소의 2014년 연구인 산부인과 등 5개 전문과의 의료소송 배상금액 통계는 실제 2005-2010년 선고된 판결문 총 692건을 분석하였다.
위험도 비용 계산 시기를 의료소송 배상금액 판결 조사시기인 2005-2010년에 맞추기 위해 위험도 상대가치가 처음 도입되어 실시된 2008년 환산지수 (의원: 62.1)로 다시 추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이하 의원기준).

  • - 정상 분만 위험도 비용: 20,713원[333.54점(위험도점수)×62.1원('08년 환산지수)]
  • - 치핵 수술 위험도 비용: 2,927원[47.14점(위험도점수)×62.1원('08년 환산지수)]
  • - 백내장 수술 위험도 비용: 5,113원[82.34점(위험도점수)×62.1원('08년 환산지수)]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통계자료를 종합해 보면 2008년경 기준으로 수술 건당 위험도 평균 비용은 5천원 남짓이며 소송 배상금액은 건당 5천만 원 ~ 1억 원이다. 수술 1-2만 건을 해야 의료소송 1건의 배상금액에 해당하는 위험도 비용을 받을 수 있으며 이 숫자는 대개 의사가 평생에 걸쳐 수술하기도 힘든 수술 건수이다.
2013년 통계에 의하면 출생아 1,000명당 3.3명이 분만전후 목숨을 잃었으며, 신생아 1,000명당 2.7명은 뇌성마비가 발생하였다. 태아, 신생아 분만사고 평균 배상액은 1억 원으로 1,000명 분만 시 최소 3억 원 이상의 의료사고 비용이 필요하지만 실제 위험도 비용은 2천 5백만 원 정도에 불과해 실제 배상금액의 10%에도 못 미친다.
의사와 환자간의 의료분쟁은 소송이전에 합의금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위험도 상대가치 점수에 반영되는 의료사고 보험료나 배상 금액은 실제 의료사고 전체 비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 상대가치점수 구성요소의 비중은 의사업무량(55%), 진료비용(42%), 위험도(3%)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의사업무량(36.1%), 진료비용(62.1%), 위험도(1.8%)로 구성되어 미국에 비해 위험도 비중이 현저히 낮다.


나가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위험도 점수는 중증환자 기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인 국민에게 돌아간다. 낮은 위험도 점수의 큰 원인을 두 가지 관점에서 언급하고 그 대책을 촉구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원인은 비록 위험도 점수 뿐 만 아니라 전체 상대가치 점수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이다. 2017년 6월까지 적용된 상대가치 점수는 15년 전인 2003년의 원가자료를 바탕으로 2006년 확정하였으며, 이는 2008년부터 무려 10년간 의료 수가에 적용하였다. 상대가치 점수 측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동료평가제로 이 연구에 참여한 의사들의 합의에 의해 결정된다.
2006년 합의 후 결정된 상대가치 점수 시행 첫해인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인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재화(goods) 생산을 위한 3요소인 토지, 노동, 자본재의 비용이 급상승하였다. 3차 서비스 산업인 의료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도 같이 상승하였지만 상대가치점수의 단계적 적용은 아무런 변화 없이 2006년 말 결정된 대로 적용되었다.
경제와 무관한 의료분야 전문가들의 합의에 의해 결정된 상대가치 점수는 결정이후 미래의 실물경제를 반영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완 없이 10년 이상 적용되어 의료현실과 제도가 더욱 더 괴리되었다. 실제 물가를 반영한다는 2009년 환산지수는 2.1% 인상되어 같은 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4.7%)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국가에서 강제로 특정재화(여기서는 의료서비스)의 가격을 통제할 때는 해당 재화의 생산 활동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의 비용까지 통제한 만큼의 가격에 제공해 주던지 그 가격에 제공하도록 법으로 정해야 가능하다.
이는 위험도 점수뿐만 아니라 상대가치 점수 전체의 보완이 매년 수시로 이루어 져야하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이다.
둘째 원인은 2016년 11월 30일, 의료사고의 분쟁 조정신청 자동개시 조항 등을 개정한 의료분쟁조정법(소위 신해철법)이 시행되면서 의료분쟁 조정신청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법원의 소송금액과 인용금액마저 큰 폭의 증가로 법조계, 의료계 및 관련 경제전문가들이 같이 참여하여 합리적인 위험도 상대가치 점수의 조정을 매년 해야만 할 것이다.

 
1) 김소윤 외, 의료소송 판결문 분석을 통한 재발방지 대책 수립, 의료정책연구소, 2014. 132-133면

 

 

 

작성일 :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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