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포럼
 
객원 연구원 공고 ........ [2017-01-11]
초빙(특임) 연구위원 ... [2017-01-11]
2017년 정유년 새해 .... [2017-01-02]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 시행 관련 정책적 함의 및 향후과제 / 성 용 배
 
<편집자 주>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 조항 등이 포함된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소위 신해철법)이 2016년 11월 30일 시행되었다. 이에 지난 5월, 19대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기까지의 경과와 주요내용 등을 살펴봄으로써 법 개정이 우리 사회에 남긴 정책적 함의를 고찰한다. 나아가 법 개정시 검토과제로 남겨졌던 숙제들이 하위법령 개정 과정 등을 통해 얼마나 합리적으로 해결되었는지 개괄한다. 결국 이를 통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상 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의료분쟁조정법의 바람직한 미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본다.
 

1. 서론

2012. 4. 8.부터 시행되어 온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에서는 의료분쟁 조정신청이 있는 경우에도 피신청인이 조정절차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조정신청이 각하되도록 하고 있었고, 이러한 점이 의료분쟁 조정제도의 실효성을 크게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있다. 이후 수차례 그에 대한 개정 시도가 있었고, 그 결과 기대와 우려 속에 조정절차 자동개시 조항 등이 포함된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소위 신해철법)이 2016. 11. 30.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아래에서는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이 통과되기까지의 경과, 주요내용 등을 살펴봄으로써 개정법 시행이 우리 사회에 남긴 정책적 함의를 살펴보고, 법시행에 따라 예상되는 효과를 예상하여 보며, 결국 이를 통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상호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할 의료분쟁조정법의 향후과제 및 바람직한 미래방향성 등에 대하여 고민해보고자 한다.


2.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의 입법경과 및 주요내용

가.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의 입법경과

1994. 11.경(제14대 국회) 정부의 의료분쟁조정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래 의료분쟁 조정절차에 있어 자동개시 제도는 동법의 실효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내용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후 오랜 기간 동안의 제정 시도를 거쳐 2011. 4. 7.(제18대국회) 드디어 의료분쟁조정법이 제정(2012. 4. 8. 시행) 되었으나, 여기에는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 조항이 빠져있었다. 한편 동법의 시행이후 의료분쟁에 대한 조정중재 신청건수는 2013년에 1,398건, 2014년에 1,895건, 2015년 1,691건으로 증가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현재 조정중재 개시율은 절반에 못 미치는 평균 43%에 불과한 바, 조정절차 자동개시 조항이 없는 의료분쟁조정법은 반쪽짜리 법률이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있었다.
이에 제18대 국회에서 의료분쟁조정법의 입법 목적을 실현하고, 의료분쟁 조정중재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조정절차 자동개시조항 등이 포함된 개정법률안이 수 회1) 발의되었고, 그 결과로서 2016. 5. 29. 의료분쟁조정법(소위 신해철법2))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최근 2016. 11. 30.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나.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의 주요내용

(1) 조정절차 자동개시 조항(제27조 제9항)
조정신청의 대상인 의료사고가 사망,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또는 장애인복지법 제2조에 따른 장애등급 제1급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신청인이 조정신청에 응하지 아니하더라도 지체없이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하였다. 이는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료분쟁조정법의 입법목적을 실현하고, 조정중재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신설된 조항으로서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의 핵심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2) 그 외의 개정내용들
①피신청인의 이의신청제도 신설(제27조 제10항) : 신청인이 조정신청 전에 의료사고를 이유로 의료법 제12조 제2항을 위반하는 행위 또는 형법 제314조 제1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거짓된 사실 또는 사실관계로 조정신청을 한 것이 명백한 경우, 그 밖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 등에는 피신청인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②현지조사 사전통지 규정 신설(제28조 제4항) : 감정위원 또는 조사관이 의료사고가 발생한 보건의료기관에 출입하여 조사・열람 또는 복사를 하기 위해서는 긴급한 경우나 사전 통지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7일 전까지 그 사유 및 일시 등을 해당 보건의료기관에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하였다.

③조사에 대한 협조의무 신설(제28조 제5항) : 의료사고 조사 관련 요구를 받은 보건의료기관, 보건의료기관의 의료인,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및 조정당사자등은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이에 응하여야 하도록 하였다.

④협조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 완화(제54조 제1항 신설, 제53조 제2항 삭제) : 협조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을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로 완화하였다. ⑤조정위원수 확대 및 자격요건 완화(제20조 제1항, 제23조 제3항) : 조정위원의 수를 100명 이상 300명 이내로 확대하고, 조정부의 자격요건 중 판사의 경우 10년 이상 재직하였던 사람을 추가하였다.

⑥감정위원의 수 확대 및 자격요건 완화(제25조 제2항, 제4항, 제26조 제2항 제4호) : 감정단을 100명 이상 300명 이내로 확대하고, 감정위원의 자격요건 중 비영리민간단체 임원의 직에 2년 이상 있거나 있었던 사람을 비영리민간단체에서 추천한 사람 중 소비자권익과 관련된 분야에 5년 이상 종사한 사람으로 변경하였다.

⑦대리인의 범위 확대(제27조 제2항) : 대리인에 보건의료기관의 임직원을 포함시켰다.

⑧간이조정제도 신설(제33조의 2) : 조정부는 조정신청된 사건이 사건의 사실관계 및 과실 유무 등에 대하여 신청인과 피신청인 간에 큰 이견이 없는 경우나 과실의 유무가 명백한 경우, 또는 사건의 사실관계 및 쟁점이 간단한 경우에는 의료사고의 감정을 생략하거나 1명의 감정위원이 감정하는 등의 간이조정절차에 따라 간이조정할 것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3. 개정 의료분쟁조정법 시행에 따른 예상 효과3)


가. 조정절차 개시율 및 조정신청 접수건수의 증가

제1심 판결까지 평균 2년 내외가 소요되고 상당한 변호사보수와 감정비용을 부담하여야 하는 의료소송과 비교하여 의료분쟁 조정제도는 조정절차가 개시된 날로부터 90일 내지 120일 이내에 결정이 내려지고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적다. 그러나 개정 전 법률에 따르면 신청인이 조정절차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신청이 각하되어 조정절차가 개시될 수 없어서 오히려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생길 수 있었던바 이는 의료분쟁 조정제도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데에 중요한 장해요소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① 개정법으로 조정절차 자동개시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일차적으로는 조정절차 개시율의 증가가 예상된다. 즉 조정절차 개시율은 접수된 총 사건 중 취하, 각하 등으로 개시 이전 단계에서 종결되지 아니하고 조정절차가 개시되는 사건의 비율인데, 개정법에 따르면 이 중 피신청인의 거부로 인하여 각하되는 사건의 수가 줄어들게 되므로 조정절차의 개시율은 증가하게 될 것이다. ② 나아가 자동개시 제도 도입 이전과 같이 피신청인이 거부하여 사건이 각하되지는 않고 적어도 조정절차는 개시된다는 점이 신청인들에게 조정신청에 대한 유인을 제공하게 되어 조정신청 접수건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의료분쟁에 대한 소송의 증가 가능성

한편 위와 같은 조정절차 개시율 증가 및 조정신청 접수건수의 증가에 대하여 피신청인인 의료기관측이 어떠한 식으로 대응을 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의료기관으로서도 소송과 비교하여 의료분쟁 조정절차에 의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면에서 유리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의료기관들이 의료분쟁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가장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은 법원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점을 무시할 수 없고, 의료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 및 입증의 정도의 측면에서도 소송이 의료기관에 유리한 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위와 같은 이유 등에서 ① 조정절차 자동개시 대상인 사건에 대하여 조정신청이 접수되었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관이 채무부존재확인소송 등 소제기를 하는 방식으로 조정신청이 각하되도록 유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의료분쟁조정법에서는 조정신청이 있기 전 뿐만 아니라 그 신청이 있은 후에 소가 제기된 때에도 조정신청은 각하되도록 하는 조항을 두고 있는바(제27조 제7항 제3호 참조), 의료기관이 위 조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② 자동개시 대상인 사고에 대하여 조정절차가 모두 진행되어 조정결정이 내려지는 경우에도 의료기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즉 개정법에 의하더라도 조정절차의 자동개시가 보장되는 것이지 조정의 성립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같이 조정이 불성립되는 경우에는 결국 사건은 소송에 의하여 해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4. 의료분쟁조정법의 향후과제

(1) 조정절차 자동개시 대상범위의 조정 등
개정법에서는 조정절차 자동개시의 대상을 사망,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또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등급 제1급의 경우로 하고 있다. 자동개시의 대상을 어떠한 범위로 할 것인지는 국회의 법개정 과정에서 중요한 논의 대상이었으며, 이해관계자인 환자단체 및 의사단체의 의견 또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었다. 즉 환자단체에서는 자동개시 대상 사고는 모든 의료사고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사단체에서는 조정절차 자동개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의료분쟁조정법을 의료분쟁조장법 내지 중환자기피법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여 왔다.4) 생각건대 의료분쟁조정법의 입법취지와 조정절차의 실효성 제고를 위하여는 대상범위가 확대될 필요가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조정절차가 남발되지 않고 진료행위가 위축되지 않도록 그 범위에 제한이 있어야 할 필요성 또한 존재하고, 양측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의 과정에는 적어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하여 충분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그리고 금번 개정법은 아직 시행 초기에 있는 만큼 제도 운영을 통하여 실제로 조정절차가 적절한 수준에서 활성화되는지 아니면 남발이 되는지, 실제로 진료행위에 위축 사례가 발생하는지 등에 대한 실증적 자료가 축적되어야 할 것이며, 이는 추후 개정논의의 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덧붙여 조정절차 자동개시에 대하여 피신청인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요건이 적절히 설정되어 있는지도 꾸준히 검토되어야 하겠다. 이의신청은 피신청인이 조정절차를 합법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의료기관이 이를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자동개시율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바, 그 요건의 적절성은 제도 시행 과정에서 계속 검토되어야 하겠다.

(2) 의료기관에 의한 소제기의 문제
신청인에 의한 조정신청이 있은 후 의료기관이 소제기를 함으로써 신청이 각하되게 하거나, 조정결정이 있은 후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제기하는 예가 많아지는 경우에는 조정제도가 무력화될 우려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하여 소제기가 있는 경우에도 일단 시작된 조정절차는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식의 개정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이미 소제기가 있는 상태에서 조정의 실효성은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는 보인다. 나아가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라는 점에서 의료기관의 소제기를 막는 식의 제한을 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결국 이는 궁극적으로 조정제도 자체의 신뢰성 제고로 해결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3) 그 외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부와 조정부의 구성에 있어서 각각의 전문성 제고, 사실관계 판단의 기초가 되는 의무기록의 확보 및 그 진실성 여부에 대한 확인절차의 강화 등이 지적할 수 있겠다.


5. 결론

의료분쟁은 환자측과 의료인측 모두에게 시간적, 비용적인 부담을 주는 소모적인 과정이고, 그것이 장기화되는 것은 양측에 모두 손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이 조정절차 자동개시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분쟁의 신속한 해결 가능성을 높이고 환자와 의료기관 양측에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입법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다만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그 시행 결과에 있어서 의료분쟁 조정제도를 긍정적으로 활성화시킬 가능성과 함께 오히려 의료분쟁에 대한 소송 건수를 증가시키는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시행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추가적인 법개정 및 운영상의 보완 등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나아가 원론적인 내용이긴 하나 의료분쟁조정법 및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한 의료분쟁 해결의 장기적인 방향성은 당사자들의 중재원 조정결정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데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장차 개정법 시행 및 운영상의 개선 노력을 통하여 의료분쟁 조정결과가 환자와 의료기관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지고, 그러한 경험이 장기간 쌓임으로써 환자와 의료기관 양측이 굳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소송 등에 기대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료분쟁 조정제도를 활용하게 되기를 바란다.

* 본지에 게재된 글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공식적인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1) 2012. 8. 2.(의안번호 제1003호), 2013. 5. 23.(의안번호 제5086호), 2014. 3. 28.(의안번호 제9931호), 2015. 11. 3.(의안번호 제17562호), 2016. 5.(의안번호 제18696호).
2) 과거 예강이법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3) 조정절차 자동개시 대상 사건에 한정하여 설명한 것임.
4) 2016. 2. 17. 대한의사협회 보도자료 참조
 

 

 

 

작성일 :

 2017-01-20

 
 
의료정책포럼 Untitled Document
 

 

2016 제 14권 4호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 시행 관련 정책적 함의 및 향후과제 / 성 용 배
2017-01-20
 

2016 제 14권 4호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에 대한 고찰 / 김 필 수
2017-01-20
 

2016 제 14권 4호   

조정절차 자동개시에 대한 중환자 의사의 소고 / 홍 상 범
2017-01-20
 

2016 제 14권 4호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 재원 문제 – 외국 사례를 참고하여 / 배 덕 수
2017-01-20
 

2016 제 14권 4호   

미국 사례를 통해 본 의료분쟁의 문화적 해결책 모색 / 김 경 희
2017-01-20
 
  Untitled Document
 

Untitled Document